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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31주 조기진통 입원 feat. 강서미즈메디

음.. 난 누구이고 여긴 어디인가.

 

사랑이 낳을때 입원이란걸 처음 해봤던 나.. 

 

내가 임산부인걸 망각하고 너무 무리했었고,

지난주 금요일에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금요일

자려는데 배가 약한 생리통처럼 싸르르르.. 

아.. 이거 가진통이다 바로 느꼈다..

근데.. 밤이라 병원가기도 귀찮고 견딜만하기도 하고,

검색해보니 31주정도에 가진통 느끼기도 한다고 하고, 

다음날 친구들 약속도 있고 해서 무시..

 

토요일

어제보다 확실하게 강한 수축과 좀 묵직한 생리통 싸르르르..

진통 체크 어플에 기록하다 잠들었는데..

뒤척일때 마다 느끼는 수축 느낌.. 

사랑이때 허리로 진통왔었는데 허리도 묵직하게 아팠다.

그리고 밑이 빠진다.. 라는 느낌이 뭔지 알겠고,

쉬야하고 휴지로 닦아내는데 아기가 내려온 느낌?? 밑에가 부은듯한?? 

병원에 갈까 싶다가 화요일에 병원 예약이 있어서 또 무시하고 잤다. 

 

일요일 

새벽에 왼쪽다리에 엄청난 쥐가 나며 15분정도 진짜 아팠다.

보통 쥐가 나도 3분정도 신랑이 쪼물쪼물 해주면 풀렸는데..

이건 엄지발가락 뒤집으면 새끼발가락 바깥으로 땡기고, 

엄지발가락 쭉뻗으면 발바닥으로 땡기고.. 아무튼 죽을맛이였다. 

 

낮에도 계속되는 자궁수축.. 밤보다는 좀 덜하긴 했는데, 

역시 화요일 병원예약이 있으니 조금만 더 참기로 했다. 

밤이되니... 태동도 엄청나고 수축도 더 아프고..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 병원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요일 

회사에 병원 들렀다가 출근한다고 연락하고,

미뤄놨던 둘째 태아보험도 처리하고..

10시쯤 초음파를 보았는데.. 

 

"경부 길이가 0.76cm네요.. 경부도 조금 열려서 양수가 밀려나오려고 하구요" 

....??!! 1.76cm도 아니고 0.76cm? 다 내려왔네? 
2센티도 짧은 판인데.. 기가찼다...ㅋ

이대로 출근했음 회사에서 아기 낳았겠다? 

 

참고로 아기는  31주6일, 1899g..

 

 

혹시 몰라서 간단한 입원도구(속옷, 세면도구)를 가지고 왔지만, 

설마 진짜 입원할 줄이야..

 

담당샘은 오전 진료가 없으셔서 대신 봐주신 샘이 바로 입원하라고 진단서 써주셨고,

회사에 죄송하다 출근 못한다, (죄송하긴 하지만 그래도 보고서 다쓰고 왔으니 혹시 궁금한거 있으심 연락주시라 하고..)

신랑한테 전화하는데 그때부터 현실감이 느껴지면서 눈물이 주르르륵..ㅠㅠ

아기가 조산되면 어떻게해..ㅠㅠ 내가 너무 까불거리고 다닌거 같아.. 등등 ㅠㅠ 

 

눈이 빨개진 나에게 친절하신 간호쌤이 괜찮다고 말하며 절차를 알려주셨다.  

원무과에 들러 입원수속 하고, 분만실이 있는 지하1층에서 수축검사 진행과 함께 처방을 받았다. 

 

 

처방1. 

조기진통의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염증으로 인할 수도 있다고 해서 항생제 처방 1주일 받았다. (6시간 마다 수액줄로 항생제 맞고 있다ㅠ) 

 

처방2.

이름도 유명한 자궁수축억제제 '라보파' 투약 시작. 

이걸 내가 맞을 줄이야..ㅠㅠ 

다른 블로그에 가트가트 거리던데 수액 주입속도란다.. (20가트 = 1분당 20방울)

난 시간당 20ml맞고 있다. 

라보파의 부작용으로는 손떨림, 맥박상승 등이 있고 장기투약시 폐에 물이 찬다고 한다. 

그래서 나같은 경우 조산이지만 그나마 안정적인 주수(34주)까지만 사용할 예정이라고 하신다. 

손떨림은 많이 없었고 숨차고 두근거림은 하루 정도 지나니 몸이 적응이 되어 거의 없어졌다. 

밤에 잘때 내 심장소리가 귀에서 쿵쿵쿵 들려 첫날밤은 잠을 설치긴했다. 


라보파 맞으면 더워서 땀나는 분들도 있다는데
난 걍 조금 더운정도?
피부 건조한 분들도 있다는데 나도 엄청 건조하지만,
병실이 워낙 습도가 낮아서.. 라보파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다른건 모르겠고 수액줄이 너무너무 귀찮다..ㅠㅠ 

잘때건 화장실갈때건.. 이런 불편한 족쇄가..ㅠ 

다른건 모르겠고 수액줄 때문이라도 아프지말고 건강해야겠다는 다짐을.. 

 

처방3. 

유트로게스탄질좌제. 

시험관하시는 분들 착상유지호르몬으로 넣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하루에 두번씩 넣는걸로 처방 받았다. 

처음에 어떻게 넣는지 몰라서 간호쌤이 넣어주셨고, 혼자 어떻게 넣지 걱정되었는데..

생각보다 넣기 넘 쉬웠다.. 근데 내가 잘못 넣다가 양수파열 될까봐 막 깊이는 못넣고 있다. 

 

처방4.

폐성숙호르몬주사

스테로이드제다 뭐다 해서 맞기 싫으신분들 많던데 뭐 아기를 위해서라면 별수있나..

다른건 모르고 폐세포만 키우는게 가능한가? 그래도 아기가 괜찮나? 싶겠지만 

혹시나 아기가 조산해서 나와서 자가호흡이 안되면 기도삽관하는 것보다는

백배천배 나을거고, 그리고 아기가 태어나서 직접 맞는것보다 내가 맞고 키우는게 낫지..

이건 이틀정도 엉덩이에 맞았다.

 

아무튼 내 처방은 이러하고,

다행이 수축이 잘 잡혀 이틀마다 한번씩 태동검사 하고 있다. 

일반적인 막달 태동검사는 아기가 움직일때마다 버튼(?)을 누르지만, 

지금은 수축이 올때만 버튼을 누르라고 한다. 

 

경부길이가 궁금한데 짦아서 너무 자주 재도 안좋은건지 내일 초음파 해주신다고 했다.

아기 몸무게도 재어 주시겠지?? 2키로 넘었으면 좋겠다..ㅠ

 

처음에 조산하면 무조건 제왕절개 해야한줄알고 마음이 안좋았는데

의사쌤 말론 무조건은 아니고 조산도 자연분만 가능하다고 한다. 

인터넷의 조산 자연분만 글을 찾아보면 거의 36주 이상이고, 가장 빠른게 33주6일... 

하악 무조건 눕눕이다.. 

 

 

수액바늘은 3~4일에 한번씩 이사 다니는데 

이때가 내가 샤워할수있는 기회...

화요일 저녁부터 수액부위에 불그스름하게 멍드는 느낌이 낫지만, 

할수있는게 다른부위에 다시 꽂는게 다니까 

원래 교체되는 목요일까지 버텼다. 

월요일에와서 오른손에 4일 꼽혀있었는데,

왼손으로 가면 편할줄알았는데.. 불편한건 매한가지다.. 흑흑.. 

 

잡에 너무너무 가고 싶다. 

혼자 고군분투하는 신랑한테도 미안하고, 귀여운 사랑이도 보고싶고..

흑흑 건강하자..